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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vs 24.2%, K게임이 중국에 밀리면서도 중국 자본을 받는 이유

by money-insight7 2026.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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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국경제를 펴니 A11면에 게임산업 기획기사가 실려 있었다. 제목은 "국내 성장판 닫힌 K게임 — '슈퍼IP'로 세계 홀려야 산다"였다. 온라인판 제목은 "'中 치고 나가고 日 버티는데'…한국의 '처참한 성적표'"로 조금 다르게 붙어 있었는데, 내용은 같았다. 최근 며칠 사이 신문에서 게임 산업이 어렵다는 기사를 두어 번 본 것 같은데, 이번엔 숫자가 꽤 구체적으로 나와서 눈에 들어왔다. 기사만 읽고 넘기기엔 아쉬워서, 관련해서 몇 군데 더 찾아봤다.

한국과 중국 게임 산업 점유율 격차를 상징하는 일러스트

1. 7.2% 대 24.2%, 숫자로 본 격차

한국 게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7.2%다. 2019년 5위에서 이듬해 4위로 올라선 뒤 줄곧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0.9%에서 24.2%로 뛰어오르며 미국(20.9%)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중국 게임 매출은 533억 2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73조 8400억 원대다. 한국 게임 매출은 158억 33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4% 줄었다. 순위로는 4위지만 규모로 보면 중국의 5분의 1도 안 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3월 발간한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따로 찾아보니, 국내 게임산업 매출은 23조 85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 성장에 그쳤다는 내용이 나온다. 완만한 성장이라고 표현했지만, 인더스트리뉴스 기사에서 인용한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중국 게임시장은 연간 7.68% 성장하며 3507억 위안, 약 73조 원 규모로 커졌다고 한다. 국내 시장의 3배 규모가 매년 두 배 가까운 속도로 자라고 있는 셈이다.

집에서 애들 노는 걸 보면 게임을 정말 많이 하는데, 막상 뭘 하고 있나 들여다보면 국산 게임인 경우가 별로 없다. 그동안 막연히 'K게임도 잘 나가고 있겠지'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2. 판호라는 변수

2-1. 롤러코스터를 탄 허가권

기사를 읽으면서 궁금했던 건 '그럼 한국 게임사들은 왜 저 큰 시장에 못 들어가나'였다. 찾아보니 답은 판호에 있었다. 판호는 중국이 자국에서 서비스되는 게임에 발급하는 일종의 허가권인데,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한국 게임에는 사실상 발급이 끊겼다.

2020년부터 조금씩 재개되긴 했지만, 최근까지도 연간 17~18종 수준에 그쳤고 지난해 11~12월엔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반면 지난해 12월 한 달에만 147종이 승인되는 등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가 뚜렷해졌다는 기사도 함께 확인된다.

2-2. '차이나 러시'로 돌아선 K게임

더 흥미로웠던 건 인더스트리뉴스가 지난달 말 보도한 내용이다. 엔씨소프트는 차기작 '아이온2'의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대형 퍼블리셔 셩취게임즈와 손을 잡았고, 위메이드(112040)는 박관호 의장이 보유 지분 전량을 9200억 원에 중국계 투자사 '네오펄스'에 넘기는 경영권 매각까지 단행했다.

이걸 두고 '한국 게임사가 중국에 팔려간다'고만 읽으면 좀 성급한 것 같다. 위메이드 입장에서는 '미르의 전설' IP 가치를 인정받아 실탄을 확보하고, 그 돈으로 본업 경쟁력 회복과 AI 게임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적 자금 조달 성격이 더 크다.

몇 년 전만 해도 판호 하나 받기 어려웠던 시장인데, 지금은 오히려 한국 게임사들이 먼저 지분과 IP를 들고 중국 자본에 다가가는 모양새로 바뀌었다는 게 이 흐름의 핵심이다.

3. 크래프톤·펄어비스는 정말 예외일까

기사에서는 크래프톤과 펄어비스를 국내 시장에 매몰되지 않고 해외로 나가 성과를 낸 사례로 꼽는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로 안착한 뒤 PC·콘솔 기반 IP 확장에 집중해 올 상반기 매출의 93.6%를 해외에서 냈고, 펄어비스는 지난 3월 낸 '붉은사막'이 서구권에서 흥행하며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이 91%에 달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두 회사는 중국의 부상과는 별개로 자체 경쟁력을 갖춘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조금 더 파보니 이야기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인더스트리뉴스 기사에 따르면 텐센트는 크래프톤(259960) 지분 14.40%, 시프트업 지분 34.46%를 보유하고 있고, 넷마블(251270)의 2대 주주(17.52%)이기도 하다. 넥슨의 흥행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현지 서비스도 텐센트가 전담한다.

즉 '한국이 중국과 경쟁해서 이긴 사례'로 소개되는 회사들 상당수가, 지분 구조상 이미 중국 자본과 얽혀 있다는 뜻이다. 한국 게임산업의 위기를 '경쟁력 부족'으로만 읽으면 절반만 보는 셈이고, 실제로는 자본 종속이라는 또 다른 층위가 함께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4. 게임을 넘어서 보이는 것

이 기사를 게임 업종 하나로만 읽기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지금 벌어지는 일은 '경쟁'과 '종속'이 동시에 일어나는 구조다. 중국 게임사들의 물량과 자본이 한국의 안방 성장을 막아서는 동시에, 그 똑같은 중국 자본이 한국 대표 게임사들의 지분표에 이미 올라와 있다.

반도체나 조선처럼 눈에 보이는 제조업 지표만 좇다 보면, 이런 자본 종속의 흐름은 상대적으로 늦게 체감하게 되는 것 같다. IP를 확보하면 애니메이션, 웹툰, 굿즈로 확장할 수 있다는 대목도, 결국 콘텐츠 산업이 '하나의 세계관을 얼마나 크게, 얼마나 오래 파느냐'의 자본 싸움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엔 그냥 게임 산업을 투자 관점에서 진지하게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는 얘기부터 해야겠다. 반도체나 방산, 조선 쪽 기사에는 눈이 먼저 가는데, 게임은 그냥 '애들이 하는 것' 정도로 치부했던 것 같다.

그런데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판호라는 허가권 하나에 매출이 좌우되고, 잘나간다는 회사조차 지분표를 열어보면 중국 자본이 들어와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생각이 복잡해졌다. 다만 크래프톤이 자체 개발 신작 15개를 동시에 준비하고, 펄어비스가 '붉은사막' 하나로 서구권을 뚫어낸 걸 보면, 자본이 얽혀 있다고 해서 실력까지 종속된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결국 관건은 텐센트 지분이 몇 퍼센트냐가 아니라, 그 돈과 시간을 갖고 정말 세계가 알아볼 IP를 하나라도 만들어내느냐일 것이다. 생각해보니 내 계좌엔 게임주가 하나도 없다. 크래프톤·펄어비스·넷마블 정도는 일단 관심종목에 넣어두고, 다음 실적 발표 때 해외 매출 비중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부터 지켜볼 생각이다.


#K게임 #게임산업 #텐센트 #크래프톤 #판호 #차이나러시 #위메이드

직접 읽은 기사

정지은·안정훈, "국내 성장판 닫힌 K게임 — '슈퍼IP'로 세계 홀려야 산다", 한국경제 2026.08.27자 지면 A11면

참고 자료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 관련 보도, 문화일보 2026.03.26자

조윤찬, "중국, 세계 게임 시장 점유율 미국 추월… 배경은?", 시사위크 2026.03.26자

문기수, "세계 1위 中 게임 시장 정조준… K-게임, 단순 협력 넘어 '혈맹' 맺는다", 인더스트리뉴스 2026.07.3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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