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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트리 상장 첫날 460%, LG 로봇은 조롱받고 中 로봇은 극찬받는 이유

by money-insight7 2026.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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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일 목요일 아침, 한국경제와 조선일보를 나란히 펼쳤는데 이례적으로 로봇 얘기가 세 지면에 걸쳐 있었다. 한국경제 A19면엔 중국 유니트리의 상장 첫날 460% 급등 기사가 실렸고, 조선일보는 A1면과 A2면을 통째로 '휴머노이드 삼국지' 시리즈 첫 회로 채웠다.

현대차를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하나 보고 담아온 나로서는 그냥 넘길 수 없는 아침이었다.

중국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 상하이 커촹반 상장 첫날 460% 급등

1. 유니트리 상장 — 숫자로 보면 좀 이상한 사건

19일 상하이 커촹반에 상장한 유니트리는 공모가 150.8위안 대비 460% 오른 845위안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거래 직후엔 한때 629%까지 치솟았다가 후반에 상승폭을 반납한 흐름이었다.

이번 IPO로 조달한 금액이 약 1조2618억원,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1조원. 상장 전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보다 26배 넘게 불어난 숫자다. 온라인 청약 경쟁률은 978만 개 계좌가 몰려 최종 당첨률 0.018%, 커촹반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고 한다.

숫자만 보면 과열이라고 부르기 딱 좋은 그림이다. 그런데 유니트리는 적자기업이 아니다. 작년 순이익 약 580억원, 매출 총이익률 60.5%로 경쟁사 평균(44.4%)을 웃돈다. 지난해에만 휴머노이드 5500대 이상을 출하했고 이족 로봇 누적 판매는 1만8000대에 달한다.

원가 경쟁력도 실체가 있다. 휴머노이드 R1의 판매가를 5900달러까지 낮췄는데, 이게 가능했던 건 모터·제어기 같은 핵심 부품을 직접 설계해 원가를 깎았기 때문이다.

상장 이틀 전엔 제자리에서 2m를 뛰어오르고 초속 12.66m로 달리는 신형 로봇 '수퍼맨'까지 공개했는데, 이건 우사인 볼트의 100m 세계기록 당시 속도(초속 12.42m)보다 빠르다.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의 상당 부분을 유니트리 한 곳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급등이 순전히 테마성 수급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2. 국내 로봇주가 흔들린 진짜 이유 — PSR 비교의 함정

유니트리 상장일에 국내 로봇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1.60%, 두산로보틱스 -3.90%, 로보티즈 -4.30%. 이유는 밸류에이션 비교였다.

유니트리의 주가매출비율(PSR)이 210배 수준인데, 적자를 내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PSR은 236.9배로 오히려 더 높다. 두산로보틱스(약 139.5배), 로보티즈(100.2배)는 이보다 낮지만 수익성 격차를 감안하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자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목에서 내가 느낀 건, 국내 로봇주는 '실적이 없는데 기대만으로 비싼' 종목이라는 꼬리표를 이미 달고 있었는데, 이번엔 비교 대상이 생기면서 그 꼬리표가 숫자로 증명돼 버렸다는 점이다. 유니트리라는 실적 있는 경쟁자가 상장되자 오히려 국내 종목의 고평가가 부각된 셈이다.

2-1. 그런데 반대로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증권가 일부에서는 다른 해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을 수입 규제 목록에 추가하면서 중국산 로봇의 미국 진출이 막혔기 때문이다.

특히 로보티즈는 중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위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급형 휴머노이드용 QDD 액추에이터 '다이나믹셀-Q'로 중국 현지 매출을 늘리는 동시에, 우즈베키스탄 공장이 가동되면 연 30만개 수준인 국내 생산능력이 최대 300만개까지, 즉 10배 규모로 늘어난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더 있다. 로보티즈는 이미 테슬라, 구글, 그리고 다름 아닌 유니트리에도 액추에이터를 공급해온 회사다. 최근엔 보스턴다이내믹스까지 고객사로 확보했다.

즉 로보티즈는 '중국 대 한국'이라는 단순한 대립 구도 바깥에 있는, 양쪽 진영 모두에 부품을 대는 포지션이다. 완제품 경쟁에서는 국경이 갈리지만 핵심 부품 공급망에서는 이미 국경이 무의미해진 셈이다. 이렇게 보면 이번 유니트리 상장은 로보티즈 입장에서 경쟁사의 몸값이 오른 사건이자 동시에 자기 고객사 하나의 자금 여력이 커진 사건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얼마 전 다뤘던 화웨이·틱톡·드론 다음으로 유니트리가 미국 수입 규제 명단에 오른 이야기와 곧바로 연결된다. 그때는 규제 자체에 초점을 맞췄는데, 지금 보니 그 규제가 국내 부품·완제품 기업에 반사이익 시나리오를 만들어주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

3. 내가 정말 궁금했던 것 — LG는 왜 조롱받고 中은 왜 극찬받나

조선일보 기사를 읽으면서 계속 걸린 대목이 있었다. 중국 갤봇 부스의 로봇이 빨래를 개고 토스트를 굽는 모습을 "실용적으로 진화했다"고 극찬하는 논조였는데, 나는 몇 달 전 LG전자가 CES 2026에서 클로이드를 공개했을 때 온라인 반응이 상당히 싸늘했던 기억이 났다.

빨래를 갠다는 컨셉 자체는 똑같은데, 한쪽은 조롱받고 한쪽은 극찬받는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3-1. CES 2026 현장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

찾아보니 근거가 있는 반응이었다. CES 2026 현장 시연에서 클로이드는 빨래 하나를 개는 데 1분 가까이 걸리는 굼뜬 모습을 보였고, 이게 중국의 빠른 로봇들과 직접 비교되면서 지적을 받았다.

류재철 LG전자 CEO도 이 문제를 인정하면서 "집에서 활동해야 하는 로봇이기 때문에 안전과 신뢰성에 중점을 두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시기에 가정용 로봇 '볼리'의 상용화 계획을 사실상 접고, 산업 현장부터 검증한 뒤 가정으로 확장하는 쪽으로 전략을 틀었다.

3-2. 속도의 차이가 아니라 철학의 차이였다

이 부분을 읽고 나서 내 나름대로 정리한 결론은 이렇다. 기술 격차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더 크게 작용한 건 '완성 전에 보여주느냐, 미완성이어도 계속 보여주느냐'의 전략 차이였다.

LG와 삼성은 가정이라는 공간이 안전 기준이 가장 까다롭다고 보고, 완성도가 오를 때까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쪽을 택했다. 반면 중국은 선전 유선대도처럼 핵심 부품의 70%를 반경 5km 안에서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 덕분에, 설계도가 나오면 당일 오후에 샘플이 나올 정도로 이터레이션 주기가 짧다.

그러니 미완성 로봇이라도 계속 무대에 올리면서 실전에서 개선해 나가는 방식이 가능했던 것이다. 대중이 본 건 완성도의 차이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얼마나 빠르게 보여주느냐의 차이였고, 그게 '중국은 빠르다, LG는 느리다'는 인상으로 굳어진 것 같다.

공급망을 반경 5km 안에 몰아넣은 나라와,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그룹 계열사를 수직 계열화해서 속도를 내려는 나라의 차이이기도 하다. LG도 액추에이터를 자체 설계해 원가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 사업을 키우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형성된 하드웨어 생태계의 밀도 자체가 다르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4. 현대차를 아틀라스 보고 담은 사람의 시선

나는 현대차를 전기차나 자율주행 때문에 산 게 아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즉 피지컬 AI라는 테마 하나만 보고 들어갔다. 70만 원대 고점을 찍고 이후 큰 폭으로 빠지는 동안에도 팔지 않았던 이유가 그거였다.

그런데 이번 유니트리 사건을 보면서 든 생각은, 이 로보틱스 밸류체인 재평가 국면이 결국 하드웨어 양산 능력이 있는 쪽에 유리하게 흘러간다는 점이다. 현대차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확보한 건 기술력이지, 유니트리 같은 저가 대량 양산 능력은 아니다. 그 격차를 메우는 속도가 결국 관건이 될 것 같다.

그 양산 격차를 메우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8월 조지아주에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를 가동해 아틀라스가 실제 공장 데이터를 학습하도록 하고, 2028년에는 '로보틱스아메리카'라는 별도 생산법인을 세워 연 3만대 규모 양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양산형 아틀라스 스펙도 이미 공개됐는데, 키 1.9m·몸무게 90kg에 최대 50kg을 들 수 있고 IP67 방수·방진 등급을 갖췄다. 로봇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액추에이터는 현대모비스가 독점 공급한다.

유니트리가 반경 5km 안의 선전 공급망으로 속도를 냈다면,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수직계열화(현대모비스=부품, 현대글로비스=물류, 현대차·기아=제조 데이터)로 같은 문제를 풀려는 셈이다.

다만 낙관만 하기엔 걸리는 대목도 있다. 인수 5년이 지났는데도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할 만한 실질적 업그레이드는 더디다는 지적이 업계 안에서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노사 합의 없는 로봇 도입은 안 된다"는 입장이라 아틀라스의 국내 공장 투입 시점 자체가 협상 카드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2021년 인수 당시 미국 정부에 제출한 '범용 로봇 무기화 금지' 서약 때문에 아틀라스를 미국 밖에서 생산하는 것 자체가 계약상 막혀 있다는 구조적 제약도 있다. 로봇 스토리가 매력적인 건 사실이지만, 실행 과정에 변수가 한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4-1. 그런데 지금은 고점 대비 47% 빠진 상태다

좋은 얘기만 늘어놓으면 나 스스로도 찜찜할 것 같아서 숫자를 다시 확인했다. 현대차는 1월 초 아틀라스 양산형 공개 이후 급등해 6월 1일 장중 78만3000원까지 찍었다. 지금은 41만6500원 근처다. 고점 대비 47%가 빠졌다.

이유는 로봇 스토리가 무너져서가 아니라 본업 실적 때문이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8% 줄었고, 미국 관세 부담과 대전공장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이 겹쳤다. 실적 발표 다음날 하루 만에 증권사 6곳이 동시에 목표주가를 낮췄고, 최근 한 달 리포트 20건 중 19건이 하향이었다.

그런데 그 하향 리포트들을 자세히 보면 공통적으로 "로보틱스 사업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회복은 RMAC 가동, 로보틱스아메리카 생산법인 설립, 부품 공급망 구축 같은 실행 모멘텀이 가시화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정리하면 이번 조정은 로봇 스토리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스토리만으로는 안 되고 숫자(영업이익)가 같이 받쳐줘야 한다는 걸 시장이 확인시켜준 것에 가깝다. 유니트리 상장이 로보틱스 밸류체인 전반의 재평가 신호라고 해도, 현대차 입장에서는 그 재평가가 실제 주가로 돌아오려면 결국 본업 숫자부터 다시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5. 그래서 지금 어떻게 봐야 하나

밸류에이션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확인된 건, 시장이 이제 '휴머노이드를 얼마나 그럴듯하게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싸게, 얼마나 많이 만들 수 있느냐'로 평가 기준을 옮기고 있다는 점이다.

완제품 로봇주보다 액추에이터·센서·배터리 같은 부품 밸류체인 쪽이 오히려 덜 흔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로보티즈처럼 국내 30만개에서 우즈베키스탄 증설로 300만개까지 캐파를 늘리면서 테슬라·구글·유니트리·보스턴다이내믹스를 동시에 고객으로 두는 구조라면, 어느 진영이 이기든 수혜를 볼 여지가 있다.

결국 관건은 완제품 로봇 회사의 스토리가 아니라, 누가 실제로 '많이, 싸게' 만들어내느냐인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LG 클로이드가 왜 그렇게 조롱을 받았는지 오랫동안 찜찜했는데 이번에 이유를 알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안전을 우선하는 전략 때문이었다는 걸 알고 나니 LG를 다시 보게 됐다.

현대차는 47% 빠진 계좌를 보면서 마음이 편할 리 없지만, 이번에 숫자를 직접 뜯어보고 나니 오히려 정리가 됐다. 로봇 스토리가 꺾인 게 아니라 본업 실적이 발목을 잡은 거고, 노조 문제와 무기화 제약 같은 진짜 리스크도 이번에 처음으로 제대로 들여다봤다.

막연히 아틀라스만 믿고 버틴 것과, 리스크를 다 안 상태에서 계속 들고 가는 건 다른 얘기다. 지금은 후자에 가까워졌다는 것만으로도 오늘 아침 신문을 펼친 보람이 있었다.

#유니트리 #휴머노이드로봇 #현대차 #피지컬AI #로보티즈 #보스턴다이내믹스

직접 읽은 기사

한국경제, 2026.08.20자 지면 A19면, "中 유니트리, 상장 첫날 460% 급등…K로봇주 긴장" (한경 프리미엄9 유료 기사로 링크 생략)

조선일보, 2026.08.20자 지면 A1면, "휴머노이드 '발차기 쇼'는 그만… 中선 토스트 굽고 집안일 한다"

조선일보, 2026.08.20자 지면 A2면, "中 선전에선, 오전에 로봇 설계하면 오후에 샘플 나온다"

참고 자료

경향신문, "LG 홈 로봇 클로이드, 내년엔 가정 방문"

서울경제, "현대차 주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졌는데…쏟아지는 '목표가 하향' 리포트, 왜?"

한국경제, "아틀라스, 2년후 美서 현대차 만든다" (RMAC·로보틱스아메리카 계획)

블로터, "텀블링하는 산업용로봇, BD와의 동행은 언제까지?" (아틀라스 상용화 지연·노사 갈등·무기화 제약)

전자신문, "'옵티머스·아틀라스' 뚫은 로보티즈, 액추에이터 10배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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