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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배터리로, 한국은 요금표로 — 저녁 전력 피크를 푸는 두 가지 방법 어제 아침 한국경제 A11면 하단 귀퉁이를 보다가 눈이 멈췄다. 프랑스 혁명기념일 불꽃놀이 사진 옆, 작은 박스 기사였다. 제목은 "호주, 가정용 ESS 열광 — 하루에 2000개씩 설치". 크기는 작은데 숫자가 컸다. 하루에 2000개면 1년에 70만 개가 넘는다. 왜 하필 호주에서, 왜 하필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져서 기사를 몇 번 더 읽고, 원문으로 인용된 파이낸셜타임스(FT) 기사와 관련 자료까지 찾아봤다.1. 덕커브가 만든 쌍봉 낙타곡선 — 호주 전력망이 변하고 있다기사가 짚은 배경은 세 가지였다. 높은 태양광 패널 보급률, 노후 석탄발전의 불안정한 공급, 주(州) 간 전력망 연결 부족. 그런데 이 세 가지를 하나로 엮는 현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른바 '덕커브(duck curv.. 2026. 7. 16.
2000억 달러 비만약 시장이 불러온 나비효과, '오젬픽 헤어' 체중은 줄이고 머리숱도 줄인다? 비만약이 탈모약을 다시 팔아주는, 이른바 '부작용 순환소비'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 아침이었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조선일보를 펼쳤는데, B6면 상단에 실린 기사 하나가 눈에 딱 걸렸다. "살 뺐더니 머리숱이…" 비만약 특수 누리는 탈모 치료제라는 제목이었다(조선일보 2026.07.15자 B6면).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탈모약 먹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입소문 난 탈모 병원은 예약이 밀리고, 가격이 비싸든 싸든 일단 다니고 보는 사람들도 있고, 약보다는 아예 이식이 낫다며 수술을 택하는 사람도 주변에 있다. 그런데 이번 기사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조금 달랐다. 탈모 시장이 커지는 이유가 단순히 고령화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위고비, 오.. 2026. 7. 15.
7조 적자 시스템LSI의 반격, 삼성 가이아가 노리는 AI PC 시장 7월 10일 아침, 한국경제 A5면을 펴자마자 눈에 들어온 제목이 있었다. "AI PC용 두뇌 만든다…삼성, 400조 시장 정조준." 삼성전자가 AI PC용 가속기 '가이아'를 개발해 레노버와 HP에 시제품을 넘기고 있고, 이르면 내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내용이었다. 처음 든 생각은 단순했다. 적자에 시달리던 시스템LSI사업부가 왜 하필 지금, PC라는 오래된 시장에 다시 뛰어드는 걸까 하는 것이었다.기사를 끝까지 읽고 나니 이건 단순한 신사업 발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AI 시대가 되면서 온디바이스의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이건 온디바이스폰에 이어 온디바이스PC로 전선이 넓어지는 신호로 읽힌다. 전력을 그렇게 많이 먹는 AI 연산을, 저전력으로 그것도 빠르게 .. 2026. 7. 11.
원전 다 짓겠다는 김용범, 그런데 원전주는 왜 하루 만에 고꾸라졌을까 아침에 한국경제부터 펼쳤다. 7월 9일자 1면 톱기사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이었다. 8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나온 말인데, 요지는 이렇다. "신규 원전도 지역이 원한다면 다 지어야 한다", "닥치고 반도체 팹을 지어야 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저전력이 필요하다는 논리였고, 그 기저전력의 한 축이 원전이라는 얘기였다. 원전 확대, 처음 듣는 얘기가 아니다. 그런데도 눈이 갔던 건 표현의 강도 때문이었다. "지역이 원한다면 다 짓겠다"는 건 꽤 단정적인 문장이다.그런데 같은 날 A18면에 실린 표를 보고 조금 멈칫했다. 김용범 실장 발언 다음 날 원전 관련주들의 등락률을 정리한 표였는데, 다섯 개 종목 가운데 네 개가 마이너스였다. 두 자릿수에 가까.. 2026. 7. 10.
여의도의 AX, 창원의 AX — 같은 단어인데 시제가 다르다 7월 8일자 한국경제를 폈다. A14면 머리기사에 낯선 알파벳 두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AX. DX(디지털 전환)는 익숙한데 AX는 처음 보는 표현이라 잠깐 멈춰 섰다. 찾아보니 AI Transformation, 즉 AI 대전환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신기한 건 따로 있었다. 같은 날 A24면에 실린 또 다른 AX 기사였다. 하나는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시상식 기사였고, 하나는 경남 창원 호텔에서 열린 협의체 출범식 기사였다. 같은 세 글자를 쓰는데 무대가 완전히 달랐다. 이 두 기사만 보고 넘어갔다면 그냥 'AI 관련 행사가 두 개 있었네' 정도로 끝났을 텐데, 궁금해서 관련 자료를 좀 더 찾아보니 이 시차가 한국 두 지면 사이의 우연이 아니라 전 세계 데이터로도 확인되는 구조라는 걸 알게.. 2026. 7. 9.
경비원 자리에 170명 몰렸다 — 954만 명의 소득 계단 1. 아침에 본 기사 한 줄, 남 얘기가 아니었다7월 8일 한국경제 A5면에 실린 기사 제목을 보고 한참을 멈춰 섰다. "경비 1명 뽑는데 170명 지원." 서울의 한 인력파견업체 대표가 전한 말이 특히 눈에 밟혔다. 대형 증권사 경비원 한 자리에 170명이 몰렸고, 그중엔 대기업 출신과 석사급 지원자가 즐비하다는 내용이었다.2차 베이비붐 세대, 그러니까 1964~1974년생 954만 명이 순차적으로 정년퇴직 연령에 들어서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한다.숫자를 보다가 손이 멈췄다. 재취업한 중고령층 4명 중 1명이 경비·청소·운수 같은 단순 서비스 분야로 흘러들어간다는 대목이었다. 평생 쌓은 경력,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의 경험이 은퇴와 동시에 리셋되고, 화단 관리와 재활용 분류 같은 업무로 재배치된다는 얘.. 2026.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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