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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신한·두나무 낀 '달러코인 동맹', 코인 훈풍 아니라 '레일 전쟁'이다

by money-insight7 2026.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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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동맹 오픈USD, 삼성전자·신한·두나무 참여를 상징하는 이미지

7월 2일 아침, 한국경제 1면 오른쪽 단에 눈에 걸리는 제목이 하나 있었다. '글로벌 140社 달러코인 동맹…삼성전자·신한·두나무 참여'. 커피 마시면서 훑어보다가 순간 멈칫했다. 요즘 코인 시장이 워낙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어서 그런지, '동맹'이라는 단어 하나에도 괜히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이어서 A2면을 펼치니 같은 사안을 훨씬 자세하게 다룬 기사가 실려 있었다. '전통 금융사의 반격…테더·서클 대항마로 뜬 오픈USD'. 제목부터 뭔가 전쟁이 시작된 느낌이었다.

마침 내 계좌에도 삼성전자가 들어있다. 지난 폭락장 때 물타기하듯 사놓은 물량이다. 이런 기사를 보면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게 진짜 주가에 영향을 줄까' 하는 의심도 동시에 든다. 나는 전문가도 애널리스트도 아니고, 그냥 매일 아침 신문을 넘기는 개인 투자자일 뿐이다. 그런데 신문을 오래 읽다 보면 가끔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기사 두 개가 머릿속에서 저절로 이어지는 순간이 있다. 오늘이 딱 그랬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계속 '네이버'가 떠올랐다.

1. 오픈USD, 뭐가 다른가

테더의 USDT와 서클의 USDC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는 대목을 읽으면서 조금 놀랐다. 후발주자들이 계속 새로운 달러코인을 내놨는데도 이 아성이 안 깨진 이유가 '발행보다 유통이 핵심'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아무리 코인을 잘 만들어도 그걸 받아줄 거래소, 지갑, 결제망, 은행 계좌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다.

오픈USD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든 셈이다. 비자,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 코인베이스가 한 테이블에 앉고 블랙록, 구글, IBM까지 가세했다. 이르면 10월쯤 출시될 예정이고 참여 기업만 140여 곳이라고 하니, 코인을 하나 새로 만든 게 아니라 이미 세계 곳곳에 깔려 있는 카드망과 결제망을 그대로 재활용하겠다는 발상에 가깝다. 게다가 발행·상환 수수료를 없애고 준비자산 수익을 참여사끼리 나누는 구조라, 참여사 입장에서는 쓰면 쓸수록 이득이 커지는 인센티브까지 걸려 있다.

기사에는 안 나오지만, 나는 이걸 읽으면서 내가 해외에서 카드를 긁을 때를 떠올려봤다. 지금은 카드사가 환전과 정산을 몇 단계 거쳐서 처리하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와 시차가 발생한다. 만약 카드망 자체가 오픈USD 같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산되는 구조로 바뀐다면, 이론적으로는 그 중간 단계가 줄어들 수 있다. 물론 이건 순전히 내 추측이고 기사에 그렇게 될 거라고 명시된 건 아니다. 다만 비자·마스터카드가 왜 여기 이름을 올렸는지는 이 지점에서 조금 납득이 갔다.

2. 왜 하필 지금, 전통 금융사들이 뭉쳤나

기사를 보다가 흥미로웠던 대목은 서클 주가가 오픈USD 출시 예고만으로 하루 만에 17% 넘게 급락했다는 부분이다. 아직 정식 출시도 안 했는데 시장이 이렇게 즉각 반응했다는 건, 그만큼 '유통망을 쥔 쪽이 이긴다'는 룰을 다들 알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테더와 서클은 발행량을 늘려 준비자산을 굴리는 방식으로 돈을 벌어왔다. 오픈USD는 그 수익 구조 자체를 참여 기업들과 나누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이건 코인 하나의 경쟁이 아니라, '누가 결제 인프라를 쥐느냐'를 둘러싼 금융권 전체의 진영 싸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3. 국내 13개사, 왜 발을 담갔나

13개 회사 명단을 쭉 읽다가, 나는 이걸 은행이냐 카드사냐 빅테크냐 하는 업종별 구분보다 다른 기준으로 나눠보게 됐다. '이미 자기 통로를 갖고 있는 회사'와 '남의 통로에 얹혀가야 하는 회사'다. 삼성전자는 삼성월렛이라는 통로가 이미 있고, 두나무는 원화 입출금과 지갑이라는 통로가 이미 있다. 이 두 곳은 오픈USD가 나와도 그 통로 위로 지나가게만 하면 되는 입장이라, 이번 참여가 큰 결단이라기보다 자연스러운 확장에 가까워 보인다. 반면 신한금융이나 KB국민카드는 결제망 자체는 있지만 그게 해외 정산망과 어떻게 연결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 그러니 일단 동맹에 이름부터 올려놓고 판이 굳기 전에 자리를 지켜보자는 심리가 읽힌다.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는 아예 통로 자체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쪽에 가까워서, 이번 참여는 사업이라기보다 '나중을 위한 옵션 하나 사놓는' 정도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명단을 보다가 오히려 이름이 없어서 눈에 들어온 회사가 있다. 네이버다. 얼마 전 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그걸 그냥 '국내 빅테크와 거래소의 결합' 정도로만 이해했다. 그런데 이번 오픈USD 뉴스를 겹쳐 놓고 보니 얘기가 조금 달라 보인다. 두나무가 이미 오픈USD 동맹에 참여했다는 건, 두나무와 살림을 합치기로 한 네이버 입장에서도 이 판이 남 얘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네이버페이라는 자체 결제망을 가진 회사가, 합병 파트너를 통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동맹에 사실상 발을 걸치게 된 셈이다.

4. 개인적으로 든 생각 — 이건 '코인 훈풍'이 아니라 '레일 전쟁'이다

여기서부터는 순전히 개인 해석이다. 기사만 보면 코인 시장에 새로운 동력이 생긴 것처럼 읽히기 쉽지만, 나는 이걸 코인 이야기로 읽지 않는다. 이건 '누가 돈이 흐르는 길, 즉 레일을 까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테더와 서클이 코인 발행으로 돈을 벌던 시대에서, 이제는 그 코인이 실제로 어느 카드망 어느 결제 앱을 타고 흐르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두 기사를 같이 읽은 뒤 내가 내린 결론이다.

이 관점으로 보면 네이버-두나무 조합의 위치가 조금 다르게 보인다.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두 번째 기사의 핵심 문장이었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법 정비를 기다리지 않고 이미 140개 기업이 레일을 깔기 시작했다. 속도 차이가 이렇게 벌어지면, 나중에 국내 법이 정비됐을 때 네이버-두나무가 '자기 레일'을 깔 수 있을지, 아니면 이미 완성된 오픈USD 레일 위에 결제 단말기 하나 얹는 입장이 될지가 갈릴 수 있다고 본다. 두나무가 오픈USD 동맹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후자의 가능성도 열어둔 신호로 읽힌다.

그래서 나는 이 뉴스를 '코인 시장에 볕이 들었다'는 신호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국내 빅테크와 금융사들이 '남의 레일에 올라탈 것인가, 내 레일을 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는 신호에 가깝다고 본다. 관련 기업들이 기사에 언급됐다고 해서 단기 주가 흐름과 바로 연결짓기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다만 이 구도만큼은 앞으로 한동안 눈여겨볼 생각이다.

5. 더 크게 보면 — 이건 결국 '강달러' 이야기다

여기까지 정리하고 나니, 얼마 전에 원‧달러 환율이 1,550원을 넘긴 걸 다루면서 썼던 생각이 자꾸 겹쳐졌다. 오픈USD도 이름 그대로 '달러'코인이다. 테더나 서클과 마찬가지로 준비자산은 대부분 미국 국채와 현금성 자산으로 굴러간다. 그렇다면 이 동맹이 커질수록 어딘가에서는 미국 국채를 사줄 수요도 자연스럽게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는 얘기가 된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진다는 건 코인 자체의 성장이라기보다,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결제망'이라는 경로를 하나 더 얻는 것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 참여사 140여 곳 중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겠다는 회사는 없다. 다들 달러 레일에 올라타는 데만 관심이 있다. 원‧달러 환율 글을 쓸 때도 느꼈지만, 통화 자체의 힘뿐 아니라 결제 인프라 차원에서도 달러의 자리는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고, 원화는 그 사이에서 여전히 자기 레일을 갖지 못한 처지라는 걸 이번 기사를 보면서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네이버-두나무가 나중에 '자기 레일'을 깐다고 해도, 그게 원화 기반일지 결국 달러 레일 위의 원화 결제 서비스일지는 또 다른 문제로 남는다.

#스테이블코인 #오픈USD #삼성전자 #두나무 #네이버 #강달러 #디지털자산기본법

[출처]
한국경제 2026.07.02자 지면 A1면, "글로벌 140社 '달러코인 동맹'…삼성전자·신한·두나무 참여"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0102581
한국경제 2026.07.02자 지면 A2면, "전통 금융사의 반격…테더·서클 대항마로 뜬 '오픈USD'"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010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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